“몇 년간 쌀값이 좋지 않아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고, 동계작물인 보리도 상황이 안 좋아 절반 가까이는 밭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농민들은 모내기철만큼은 한 해 농사에 대한 기대를 품어요. 더군다나 올해는 새 정부가 출범했고, 대통령이 농업에 관심을 보인다 하니 뭔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작년처럼, 그리고 매번 반복되는 일처럼 어쩌면 또다시 ‘희망고문’이 될지도 모를 벼농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 장흥 들녘에서는 다시 한 해를 시작하는 모내기가 조심스럽게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10일, 이모작이 일반적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일대는 본격적인 모내기에 돌입한 상태였다. 들녘 곳곳엔 초록빛 모판이 시나브로 펼쳐지고 있었지만, 모를 심기도 전에 많은 농민들은 이미 깊은 한숨부터 내쉬고 있었다. 보리·밀·귀리·조사료 등 동계작물의 작황 부진이 그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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