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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서민 대표 먹거리이자 국민 주식…양돈업 한다는 자긍심 커”

Author
익명
Date
2023-04-21
Views
240

“그래도 양돈업을 계속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11일 충남 부여군 석성면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배 제일농장 대표(69)는 인터뷰 말미에 ‘기력이 허락하는 한 양돈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그래도’란 접속부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 지난 몇 년간 그가 겪은 일련의 일들은 한 농민이 짊어지기엔 너무 큰 시련들이었다. 1989년부터 시작해 30여 년간 전북 익산에서 양돈업을 하다, 지난해 4월 정든 터전을 떠나 부여에 새로운 둥지를 튼 이 대표의 ‘그래도 이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성배 대표는 전남 고흥에서 전북 익산으로 거처를 옮긴 1989년부터 본격적인 양돈 이력을 써 내려갔다. 당시 익산시 왕궁면 일대는 전북 최대 규모의 축산단지가 조성돼 있어서 양돈 농가들이 돼지 키우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이 대표는 그곳에서 축사 2동에 300마리 돼지로 양돈업을 시작해, 10년 남짓 지난 2000년대 초반엔 3000마리로 10배 이상 사육 규모를 늘려 지난해 4월까지 유지해왔다.



이 대표는 “고흥에서 돼지를 비롯해 여러 가축을 조금씩 키우며 다른 농사도 짓는 복합 영농을 하다, 본격적으로 양돈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알아본 곳이 익산으로 당시 익산은 축산업에 대한 지자체 관심이 컸고 축산 농가도 많아 양돈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다”며 “처음 2동에서 시작하다, 1동씩 축사를 확장, 12동 축사에 3000마리까지 돼지 사육 규모를 늘렸다”고 전했다. 그는 “규모를 조금씩 늘려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구제역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30년 넘게 돼지 키우며 자식들 의대, 약대 공부시키고 스스로는 전문적인 직업을 지녔다는 자부심도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 정부와 지자체가 ‘악취 민원 해결’이란 미명하에 왕궁면 축산단지 일대 매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 미허가 축사 적법화란 제도가 시행됐고 분뇨처리 등에 대한 각종 규제까지 더해져 이 대표를 비롯한 많은 농장이 이 일대를 떠났다.



이 대표는 “왕궁면 일대 양돈 농가가 처음엔 300여명에서 100명 정도로 줄더니 이제 남은 농가가 많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각종 규제를 들이대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고 민원성 고발만 9번을 당해 정부에 양돈장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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